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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_18_01_MK 호스텔과 대리 부모 사역


지난 1월, 30명의 MK 교사 선교사 관심자들이 태국을 방문하여 선교 현장의 다양한 MK 교육 현황과 가능한 대안들에 대해 보고, 듣고, 배우는 훈련 캠프가 2주간 진행되었었다. 이 기간 중 태국 북부에 있는 치앙마이의 한국 MK 호스텔인 “푸른 초장”을 방문하여 가진 시간은 이번 캠프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다. 태국의 지방, 또는 주변에 있는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사역하시는 한국 선교사들의 자녀 10명이 한국 대리부모와 조력자의 섬김과 지도 아래 한가족으로서 살아가고 있는 “푸른 초장”에서 훈련생들은 한국 MK 호스텔의 생동감 있는 모델을 볼 수 있었다. 이 호스텔은 한국 MK들을 위해 세워졌기 때문에 이곳에서 생활하는 MK들은 주변의 국제학교를 다니면서도 가정에서와 같이 자연스럽게 한국말을 쓰며 한국문화의 배경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한국 MK 호스텔의 시작과 현황

이러한 한국 MK들을 위한 호스텔 사역의 시작은 아마도 바울 선교회에서 1993년도에 필리핀에 세워서 운영하던 호스텔이 아닌가 싶다. 필자가 1994년 마닐라를 방문했을 때, 당시 백옥복 선교사가 독신으로 파송되어 현지 조력자들과 함께 한국 MK들을 돌보며 생활하고 있 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 후 몇년 안 가서 그 호스텔이 문을 닫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당시 사역자는 헌신적으로 아이들을 돌보며 외롭게 그 벅찬 책임을 훌륭히 감당했었지만, 아무래도 독신으로서 그 사역을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점들이 많았고, 더구나 한국 교회 내에 아직 이 사역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부족하여 주위의 지원체제도 약하였으므로 장기적인 발전을 하지 못하고 중단이 되고 말았던 것 같다.

그 후, 1997년 전후로 인도네시아 살라띠까에서 한국 MK 호스텔을 따로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학부모들간의 의견이 맞지않고, 여건이 조성되지 않아 무산이 되었다. 그리하여 1997년 태국에 “푸른 초장”이 시작되었을 때는 그 당시 유일한 한국 MK 호스텔이 된 셈이었다. 또, 지난 해에는 마닐라에 처음부터 이 사역을 위해 새로운 건물이 지어지고 호스텔이 시작되어 현재 소수의 자녀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현재로서는 전세계에 태국과 필리핀, 이 두 군데에만 한국 MK 호스텔이 있는 셈이다. 그리고 최근 방콕과 터어키 지역에 한국 MK 호스텔의 설립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MK 호스텔의 필요성

현재 한국 선교사들은 전세계 145개 이상의 나라에 흩어져 있고, 선교지에 따라서 자녀들의 교육 여건은 천차만별이다. 학교 교육의 경우, 상황에 따라 보통 자녀를 현지학교에 보내거나, 국제학교, 또는 MK 국제학교나 최근 해외에 세워진 몇몇 한국 MK학교에 보내게 된다. 그러나 그러한 종류의 선택을 할 처지가 안되는 선교지의 경우에는 어떻게 하는가? 예를 들어, 미전도 지역이나 오지로 들어갈 경우에는 현지 학교가 너무 열악하거나 곳에 따라서는 아예 학교가 없는 수도 있다. 또, 타종교나 과거 공산주의의 영향이 큰 지역이거나, 현지의 정세가 매우 불안하여 전쟁이나 천재지변의 위험성이 높아 현지에 있는 학교에 보내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설령, 국제 MK학교가 있다고 하더라도 중등교육 과정이 일부, 혹은 아예 없는 경우는 어떻게 할 것인가? 만약 한국형 홈스쿨을 위한 제도적 장치와 교재들이 개발되어 있다면 이런 상황에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그것도 여의치 않다.

그래서 자녀교육의 문제는 바로 선교사의 배치 문제와도 직결이 된다. 한국을 떠날 때는 미전도 지역을 향해 소명을 느끼고 헌신했다 할지라도 막상 현지에 이르러 자녀들의 교육 문제를 직면하게 되면 어쩔 수 없는 타협을 해야만 할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에 대해 적절한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이런 경향을 한탄하거나 선교사들에게 일방적으로 헌신이 부족하다느니 하면서 돌을 던져서는 안될 것이다. 바로 그런 경우에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 좋은 기숙사가 있는 국제학교에 자녀를 보내거나, 한국 MK 호스텔을 만들어 좀 더 교육여건이 좋은 곳에서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그들을 돕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호스텔”이란 사전적인 의미로 볼 때, “학생이나 기타 특수 집단의 사람들이 숙식을 함께하는 거주 형태”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MK 호스텔이라고 하면 보통 국제 MK 학교에서 여건상 부모님과 떨어져 학교에 다녀야 하는 자녀들을 위해 캠퍼스 근처에 주택을 별도로 마련하여 부부 또는 독신을 포함한 대리부모 사역자들이 10-15명 정도의 자녀들을 돌보며 일반 가정에서와 같이 생활하도록 돕는 시설을 말한다. MK 호스텔은 이와 같이 자녀 교육의 여건이 여의치 않는 곳에 사는 선교사 자녀들을 위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더 나아가서는 기숙사가 있는 국제 MK 학교라 할지라도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형성에 도움이 되도록 학교 부근에 따로 한국 MK 호스텔을 설립할 수도 있다. 인도네시아 살라띠까의 경우 그러한 발상에서 호스텔 건립을 시도를 했다고 볼 수 있다. 이 때 부모들의 관점에 따라서는 굳이 한국 MK 호스텔을 보다는 MK 학교의 일반 기숙사를 원하는 부모도 있을 것있다. 일단 선교지에 나가면 영어 교육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하게 되고, 학교 공부를 잘 따라가기 위해서는 영어의 증진이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에 부모들은 가능하면 많은 시간 영어를 사용하는 국제적인 기숙사의 환경을 더 선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제적인 감각을 지닌 인물이 되게 하기 위해서도 오히려 그런 환경이 더 낫지 않겠느냐고 물을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생각해야 할 점이 있는데, 한국 선교사 자녀로서의 정체성을 얻기 위해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사용하고, 한국 문화에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좀 더 가질 수 있게 하려면 한국 호스텔이 훨씬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집에서 학교를 다닐 때에는 부모의 돌봄 아래 한국적인 문화의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지만,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경우는 학교와 기숙사 모두 서구적인 환경에서 지내게 되므로 겉모습은 한국인이지만 가치관이나 세계관은 자연히 서구적이 되기 쉽다. 따라서 한국 사회로의 재진입이나 나중에 성인이 되어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게 될 때 그동안 많은 면에서 서구인과 동일시해 왔던 자신이 결코 서구인이 될 수 없으며, 그러나 한국인으로서의 자신의 뿌리에 대한 의식과 이해도 너무 적다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하고 혼돈과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한 기숙사의 대리부모가 아직까지는 대부분 서구인인 경우가 많고 주도적인 문화가 서구 문화이기 때문에 부모 밑에서 자라오는 동안 배워온 한국적인 가치와 문화 때문에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충돌을 일으키거나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뿐만 아니라, 방학 기간 집에서 생활할 때나 나중에 성인이 되었을 때 부모와의 관계에서 심각한 가치관과 문화적인 차이로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소지가 더 많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한국 MK 호스텔을 만들어 되도록 한국 가정의 분위기를 유지하여 자녀들의 뿌리의식을 함양하는데 도움을 주고, 서구 주도적인 환경에서 받는 스트레스나 이해 부족으로 인한 상처로부터 우리의 자녀들을 보호하는 것은 좋은 대안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이 때 서구인 자녀들과 종일 어울려 지내는 것만큼 영어의 진보가 없을 수도 있지만, 한국어의 진보와 문화적인 유산을 접한다는 의미에서는 훨씬 더 큰 유익이 있으므로 다른 면에서 약간의 불리한 점은 감수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기숙사 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경우는 가능하면 한국인 대리 부모 내지는 조력자들을 같이 파송하여 부분적으로나마 한국적인 문화를 좀 더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고, 한국 MK들의 타문화적인 갈등에 대해 중간 역할 내지는 완충 역할을 하게 해 주는 것이 자녀들의 정서적 안정감이나 자신감 함양과 학업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대리 부모와 공동 양육

성공적인 MK 호스텔이나 기숙사 생활을 위해서는 자질있는 훌륭한 대리 부모가 정말 중요하다. 대개 영어로는 ‘Dorm Parents’ 또는 ‘Home Parents’라고 부르는데, 우리말로 번역할 때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하여 ‘대리 부모’란 말을 써오고 있다. 더 적절한 좋은 이름이 있다면 좋겠지만, 여기서 ‘사감’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국내 기숙사 학교에서는 흔히 사감이 있어서 기숙사 생활을 감독, 관리하는 기능을 하고 있는데, 선교지의 기숙사 학교의 대리 부모는 그러한 역할과는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대리 부모는 자녀들의 양육과 교육을 위한 부모의 역할을 친부모와 함께 팀이 되어 수행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자녀 양육은 부모의 책임인데 부모가 사역을 핑계로 자녀를 대리 부모에게 맡기는 것은 직무 유기인 것처럼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성경적으로도 적절한 이해라고 볼 수 없다. 물론 일차적으로, 그리고 최종적으로 자녀양육은 부모의 책임이지만 그 양육과정은 부모의 책임 아래 위임된 많은 확대 가족의 도움과 함께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대리 부모는 부모의 역할을 대신하거나 경쟁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공동 양육을 하는 팀의 일원으로 보아야 한다.

대리 부모는 부모와 함께 MK들을 공동 양육하는 한 팀일 뿐 아니라, 그렇게 함으로써 그 부모들이 마음놓고 사역을 할 수 있도록 동역하는 것이므로 실은 선교 사역에 있어서도 중요한 팀의 일원이 된다. 필리핀 훼이스 아카데미(Faith Academy)의 한 기숙사의 대리 부모가 자신을 소개할 때 “27가지의 다양한 선교 사역에 관여하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가 27 가정에서 온 자녀들을 기숙사에서 돌보는 책임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한 것이지만, 그 자신이 각 자녀들의 부모가 하고 있는 사역팀의 일원이라는 정체성과 대리부모의 소명을 분명히 갖고 본국에서 파송되어 온 선교사이기도 했다. 우리 한국 교회에서도 이와 같은 사역자들의 존재에 대해 깊이 인식하며, 전문인 선교사로 파송하고 적극적으로 후원해야 할 것이다.

대리 부모의 자질과 훈련

MK에 관련된 어느 리서치 결과에 따르면, MK 사역자의 일반적인 자질로 전문성과 영성, 신앙, 공동체 의식, 그리고 소명을 들고 있다. 그리고 좀 더 구체적으로 대리 부모의 자질로는 그 사역에 대한 헌신도, 의사소통 능력, 관계형성 능력, 만족한 결혼생활, 아동발달과정 이해 및 심리학과 상담에 대한 지식 등 이 사역에 필요한 구체적인 준비 여부를 들고 있다. 한국 선교는 아직 그 역사가 짧기 때문에 이러한 대리 부모 사역의 이해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구체적인 모델을 본 경험이 적으므로 당장 훌륭한 대리 부모의 자질을 갖춘 헌신자를 찾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므로 우선 이 사역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영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성숙하여 자녀 양육을 잘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자질을 가진 자들을 발굴하여 이러한 모델을 직접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좋은 준비가 되리라 본다.

태국의 ‘푸른 초장’과 몇몇 국제 MK학교 기숙사에서는 이러한 호스텔 사역자의 인턴쉽 훈련을 위해서 일정기간 조력자로서 함께 살면서 배울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대전 국제학교의 기숙사를 통해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외국에는 이미 이러한 사역이 상당히 알려져 보람과 자부심을 가지고 이 사역에 헌신하고 있는 선교사가 많이 있어, 국제적인 지역별로 3년마다 한번씩 대리 부모를 위한 대회를 개최하고 있는데, 서로 정보를 나누고, 지지해 주며, MK 기숙사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노력들을 함께 하고 있다. 최근 국제 기독교 학교 협의회(ACSI)에서 기숙사의 자질 인가를 위한 제도화를 추진함으로써 기숙사의 기본적인 질을 유지 향상하기 위한 도전과 격려의 계기로 삼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대회와 자료들을 통하여 새로운 정보를 입수하고 상호 협력을 위한 네트웍 형성하는 것도 자질있는 대리 부모를 세우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귀국 대학생 MK들을 위한 국내 호스텔

지금까지는 주로 선교지에 필요한 MK 호스텔에 대해 언급했는데, 국내에도 MK 호스텔의 필요성이 점차 대두되고 있다. 1996년 대입특례법 실시 이후 MK들이 한국으로 대학 진학을 하기 위해 귀국하는 사례가 매년 늘고 있고, 근대 한국선교의 초창기라고 할 수 있는 1980년대 파송된 선교사들의 자녀들이 이제 대학생 연령이 되어감에 따라 앞으로는 점점 더 많은 수의 MK들이 대학 진학을 위하여 귀국을 할 추세이다. 부모들이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은 고향으로 오는 것이지만, 이들 MK들에게는 한국이야말로 “낯선 고향”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이제는 성인이 되어 부모의 곁을 떠나 한국에서 홀로서기를 하며 한국의 문화와 사회, 교회, 대학 생활에 적응해야 하기에 이들에겐 여간 큰 도전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한국 사회는 단일 문화권이며, 유교적 문화의 영향이 크고, 극심한 경쟁과 집단 중심의 문화이기 때문에 한 낯선 존재로서 이 사회에 떨어져 산다는 것은 너무나 위험부담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몇 년 전에는 이러한 이해나 배려가 없이 귀국하여 대학생활을 하다가 정신적인 어려움과 깊은 상처를 입게 된 사례도 생겨났고, 또 어쩌면 지금도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혼자 고민하고 방황하는 MK들이 있을 수 있다. 또한 부모가 선교지에 떨어져 있어 가족이 두군데에서 생활해야 하기 때문에 선교사가 지불해야 하는 생활비의 부담이 커진다. 안 그래도 대학 등록금이 과중한 부담이 되고 있는데 생활비 부담까지 겹쳐져 선교사로서 자녀 대학 교육을 시키는 것은 벅찬 일이 아닐 수 없다. 더 나아가 선교지에서 다양한 경험과 좋은 기독교 교육을 바탕으로 생겨난 개인적인 자질과 지도력이 한국에서는 그들을 인정해 주는 연결점이 없기 때문에 계속 발휘되지 못하고 사장(死藏)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지역교회나 선교부를 중심으로 이러한 MK들을 잘 맞이하여 한국 생활의 적응을 돕고, 재정적인 짐도 어느 정도 덜어 주며, 그들의 잠재력을 한국 사회에서 다시금 잘 발휘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 주는 일은 너무나 중요하다. 여기에는, 대학 생활 뿐 아니라 군대, 직업, 결혼에 대한 지도와 지지도 포함된다. 그리고 한국과 같은 집단 사회 속에서 학연, 지연의 연결점이 없는 MK들이 함께 모여 생활한다면 나름대로 동질감과 소속감도 느낄 수 있고 상호 지지를 얻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이와 같은 국내 MK 호스텔이 있다면, 대학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는 MK들이 방학 동안 기숙사를 나와서 마땅히 있을 곳이 없을 때 거처를 제공 받을 수 있는 이점도 있다.

그러므로 이런 MK들을 수용할 수 있고, 이들을 이해하고 선교를 위해 헌신된 좋은 대리 부모가 있는 MK 호스텔을 국내에서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때 안식년 선교사가 머물 수 있는 거처도 함께 마련할 수 있다면 하나의 선교 공동체로서 더욱 입체적인 돌봄이 일어날 수 있어 좋을 것이다. 교단이나 선교부별로, 혹은 초교파적으로 되도록 가정적 분위기를 지닐 수 있는 다양한 국내 MK 호스텔이 생겨나서, 이들 사역자들 간에 서로 정보도 주고 받으며, 성인 MK들 사이에 네트웍이 이루어져 자발적인 좋은 모임들이 생겨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누군가는 이 사역을 위하여 재정적인 투자를 하여야 할 것이며, 또 좋은 대리 부모 역할을 할 수 있는 사역자들도 세워져야 할 것이다. 선교지에서 사역을 마치고 국내 사역을 하는 선교사들 중에서 이 사역에 적합한 사람이 있다면 그들을 활용해도 좋고, 장차 어릴 때 기숙사 생활을 해 본 경험이 있는 MK 출신 사역자들이 이런 역할을 감당하게 되면 더욱 이상적일 것이다. 성인 MK들을 위한 국내 호스텔 대리 부모는 선교지의 호스텔이나 기숙사 대리 부모와는 그 역할이 조금 다를 것이다. 이들은 한국 사회에 대한 이해가 깊고, 선교와 MK의 특성을 이해하는 사람으로서 MK들의 국내 적응을 아주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은 대학생의 필요와 특성에 따라 멘토의 역할을 더 많이 하게 될 것이며, 좀 더 깊은 상담과 심리적 지지를 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MK 입양 가정

또 하나의 대안은, MK를 개인적으로 한 가정에서 입양하는 형식으로 돌보는 것이다. 선교에 헌신되고 선교를 이해하는 가정으로서, 부부와 자녀 관계가 건강하며, 만일 같은 나이 또래의 자녀가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이러한 사역은 한 가정이 소명을 갖고 MK들과 장기적으로 함께 사는 형태를 취할 수도 있으며, 때로는 MK들을 위한 일시적인 둥지로서 며칠이든 필요가 생길 때마다 마음놓고 와서 지낼 수 있도록 항시 공간을 마련해 놓는 형태로 이루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소원과 자원을 가진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지역교회나 선교부와 연결이 되어 적절한 지원 하에 사역을 할 때 더욱 효과적이고 지속적으로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다. 자칫 처음에 좋은 뜻으로 시작하였다가 문제가 생기면 좌절감이 생길 수 있고, 적절한 지지가 없을 때 그 마음이 식어져 비젼을 잃어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돕기 위해서는 자신을 희생하지 않으면 안된다. 아무 것도 손해보지 않고, 아무 것도 희생하지 않고서 무언가 하나님을 위하여 보람있는 일을 하기란 불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때를 따라 동역자들간의 지지와 격려가 있다면 그러한 좌절의 순간에도 힘을 얻고 더욱 기쁨으로 섬길 수 있게 될 것이다. 선교부와 지역교회에는 이러한 가정들을 정기적으로 모니터하여 도움을 주거나 격려하는 일을 하며, 다른 가정들에게도 이와같은 비젼을 나누어 주는 역할을 하면 좋을 것이다.

효과적인 공동 양육을 위해서는

지금까지 다양한 호스텔 사역의 형태, 그 필요성, 대리 부모의 자질과 사역의 중요성 등을 살펴 보았는데, 이러한 시설을 이용하여 대리부모와 함께 공동양육의 책임을 분담하게 될 부모들이 생각해 보아야 할 점들이 있다. 한국 선교의 경험으로는 아직 이러한 예가 많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선교사들이 한국 MK 호스텔에 자녀를 맡긴다는 것을 불안하게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일단 그 사역이 시작되어 좋은 예후를 보이고 신뢰감을 주게 되면 그때부터는 이러한 선택을 아주 적극적인 대안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다른 대안이 없을 때 이 대안을 마련하여 선교사들이 자녀교육과 사역을 병행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하지만, 자칫 선교사들이 “좋은 호스텔이니까, 잘 돌 봐 주는 기숙사이니까, 자녀를 안심하고 거기 맡기고 우리 부부는 사역에만 더욱 전념하자”하는 식의 사고를 할까봐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 안 그래도 일 중독 성향이 많은 한국 선교사들이 지나치게 사역 중심으로 치우쳐 자녀 양육의 짐을 대리 부모에게만 떠맡기려 한다면 이는 호스텔 사역의 본래의 의의를 오해한 것이다.

할 수만 있다면 최소한 초등학교 시절의 자녀들은 부모와 함께 지내는 것이 좋다고 본다. 대부분의 부모는 초등학교 수준의 홈스쿨은 어느 정도는 해낼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열악한 환경이라 할지라도 자녀들을 데리고 있으면서 교육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최소한 중학생 이상은 되어야 이러한 시설을 활용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때에도 생각할 점이 자녀가 사춘기를 부모와 함께 보내는 것이 자녀와 부모 사이의 관계 면에서 너무나 중요하다는 것이다. 자녀가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는 이 시기야말로 부모들이 변화되는 시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역에만 몰두하고 권위적이기만 하던 아버지, 지나치게 보수적이고 과보호적이던 어머니들이 자녀들의 사춘기 변화를 통하여 도전을 받고 가정과 사역에 대한 균형과 조화, 자녀양육의 태도에 대해 새로운 시각과 변화를 시도하게 되어 자녀들과 한층 더 성숙하고 조율된 관계를 이루어가는 시기가 바로 이 때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녀가 성인이 되기 전에 호스텔로 보내는 것은 가장 최후의 선택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해서 무조건 가장 나쁜 선택이라고는 할 수 없다. 다른 모든 형태를 검토하였지만 달리 대안이 없다면, 그것은 그 시기와 환경에 주어진 하나님의 “최선의 선택”임을 믿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태도야말로 호스텔을 이용하는 자녀와 부모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기본 전제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가장 효과적인 공동 양육이 되려면 대리 부모와 긴밀한 의사소통과 협조를 하고, 자녀들에게도 더욱 분명하고 의미있는 방법으로 그들에 대한 사랑과 지지를 지속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외국의 경우를 살펴보면 MK 기숙사 내지는 호스텔 생활을 통하여 성장하였지만 어느 누구 못지않게 건강하고 행복하며 훌륭한 인물로 자라난 MK들이 역사적으로 많이 있었다. 따라서 자녀가 기숙사나 호스텔에서 성장했느냐가 아니라 부모가 자녀들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어떤 태도로 양육했느냐가 이들의 일생에 가장 중요한 관건일 것이다.

한국 MK 호스텔의 선교적 의의

서구 선교를 살펴보면, 지난 세기동안 해 왔던 MK 기숙사 사역의 결과에 대한 각종 리서치자료에서 긍정적인 확신도 있었지만 비판적인 통찰도 많이 하게 된 것이 사실이다. 최근 OMF는 일본 홋가이도와 말레지아에 있는 MK 기숙사 학교인 치푸(Chefoo) 학교을 폐교했으며, 자녀들을 모두 기숙사에 보내고 부부가 다 활동적인 선교 사역에 참여해야 한다는 선교부 정책을 수정하였다. 물론 이는 최근 다양한 교육의 기회들이 생겨남에 따라 선교부에서 과도한 재정적 부담을 안고 기숙사 학교를 운영해야 할 필요가 적어진 연유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선교지에 한국 MK호스텔을 굳이 만들어야 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서구 선교는 지금까지 약 200년 이상의 역사가 있으므로 그동안 선교지에 나름대로의 대안이 마련되어 왔고, 현재는 최소한 영어로 된 홈스쿨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 이상 새로운 기숙사 학교를 추구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그러나 한국 선교는 최근에 개방된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선교사들이 파송되었고, 그런 지역은 대부분 위에 말한대로 교육 여건이 열악하거나 타종교나 공산주의의 영향이 강한 지역이다. 21세기는 2/3세계 선교 시대라 말하고 있고, 그 2/3세계 선교에 있어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많은 수의 선교사를 계속 파송하고 있으며, 그것도 전통적으로 선교사들이 적게 들어갔던 모슬렘 지역이나 최근 개방지역 등 10/40 창의 미전도지역에 파송하기를 원하고 있다. 한국 선교사들의 헌신과 개척 정신, 그리고 사역 중심적인 성향은 이 마지막 시대에 어려운 지역에 교회들을 세우는 데 있어 특별한 역할을 감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러한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는데 있어 자녀교육의 문제는 하나의 커다란 전제가 되고 있다. 작년에 방콕에서 개최된 인도차이나 반도 선교대회에 있어 선교사들의 가장 큰 고충과 지원요청 사항이 무엇인가 물었을 때 단연코 자녀교육을 위한 대안을 마련해 달라는 요청이었다고 한다. 더 오지로, 더 환경이 열악한 미전도 지역으로 과감히 나아가 교회 개척 사역을 하기를 꿈꾸는 한국 선교사들에게 있어 자녀교육은 하나의 난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몇군데 전략적인 곳에 훌륭한 한국 MK 호스텔을 만들어 그러한 필요들을 흡수한다면 선교전략적으로도 대단히 의의가 있다고 보여진다. 중앙아시아의 경우는 몇몇 MK 학교가 있지만 현재까지 중.고등학교 교육에 대한 대안이 미비하여 갈등하고 있다. 이러한 필요들을 종합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지역에 호스텔을 마련한다면 교육비면에서나 진학을 위한 준비면에서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의 경우 자카르타에는 훌륭한 한인학교가 고등학교까지 운영되고 있는데 만약 이 근처에 좋은 호스텔을 운영한다면 여러 섬에 넓게 퍼져 있는 인도네시아의 선교사 자녀들의 교육을 위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아프리카나 남미의 경우는 한국과 멀리 떨어져 있어 한국적인 문화에 접할 기회가 적은데, 기왕에 기숙사 학교를 보내야 하는 경우라면 그곳에 한국 대리 부모를 파송하거나, 혹은 전략적인 곳에 한국 MK 호스텔을 설립하여 기존의 교육 시설을 이용함과 동시에 한국적인 문화를 접하게함으로 한국 MK들의 뿌리의식 함양과 아울러 방향성에 일치하는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MK 호스텔과 대리 부모 사역은 우리 선교 경험상 아직도 초창기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대단히 신중히 계획하고 준비하여 접근해야 할 영역이다. 교회 개척만이 선교사가 하는 일이라 생각하지 말고, 소명 있는 훌륭한 선교사들이 이 사역을 위해서도 많이 일어나야 하겠고, 한국 교회는 이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파송하고, 지속적인 후원과 함께 호스텔을 위한 시설 투자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선교부는 운영을 위한 좋은 지침들과 조언들을 모으고, 자질 있는 대리 부모 후보들을 잘 훈련시켜 세우고, 관리하여 21세기 2/3 세계 선교의 지도적 역할을 감당할 한국 선교에 새로운 날개를 달아 주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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