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_19_07_선교지에서 온 편지
* 이 편지는 지난 6월 키르키즈 호프 아카데미(Hope Academy)에 교사 선교사로 나간 최병준 선생님(수원 중앙기독초등학교 소속)이 미국 테러 사건과 연관하여 현지 상황에 대한 긴급 기도요청으로 보내준 것입니다. (최병준: tcfjun@hanmail.net)
미국과 아프간과의 전쟁이 임박함을 느낍니다. 지난 주에 키르키즈 미국 대사관에서 미국인들은 본국으로 돌아가라고 권고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본국의 각 선교단체에서도 들어오기를 권고하고 있고, 어떤 단체들은 전원이 철수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거리에 보면 미국을 욕하고 “미국인들은 돌아가라”는 글이 자주 눈에 띕니다.
호프 학교의 선교사 가정 중 몇 가정의 집에 스프레이로 욕을 써 놓고 미국으로 돌아가라고 협박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선교사님들이 들어가면 자녀들도 당연히 들어가게 되니 학교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번 주 목요일에 런던을 경유하여 미국으로 들어가는 비행기가 뜨는데 호프 학교의 미국트랙에 다니는 반정도의 아이들이 미국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아마도 다음주 목요일에는 거의 대부분의 미국 선교사님들이 들어가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한국어 트랙의 아이들과 미국 트랙에 있는 한국 아이들만이 남게 됩니다.
오늘 학교 책임자가 저에게 물어보더군요. 만약 미국 트랙의 교사들과 아이들이 모두 떠나면 어떻게 하겠느냐구요. 그래서 우리는 한국사람이니깐 괜찮지 않겠냐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학교가 오픈되어 있는 상태에서 전쟁이 터지면 국제학교인 이 학교 건물도 안전하지 않을 것 같아서 한국 아이들을 가르칠 장소를 따로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한국문화원의 교실을 빌리는 것을 알아보고, 만약 최악의 경우에는 가정집에서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국 선교본부에서는 아직 별 말이 없습니다. 여기에 고려인이 많이 있어서 별로 한국인들은 표시가 나지 않기 때문에 별 어려움이 없으리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고, 이 전쟁이 기독교와 이슬람간의 전쟁으로 커진다면 결국 한국인 선교사님들도 안전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우즈벡 남부에 탈레반의 군사들이 있는데 전쟁이 나면 그들이 이곳으로 들어와서 테러를 일으킬 가능성이 많다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 선교사님들은 요동함이 없습니다. 대부분 교회개척을 많이 하시기 때문에 전쟁이 나도 여기에 있겠다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선교사님들이 계시면 저도 있어야지요.
이곳의 한국 선교사 현지 디렉터들과 코디네이터들이 상황을 잘 읽고 신중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지금 상황이 굉장히 빨리 변화하고 있습니다. 호프 학교 가족들의 안전과 중앙아시아의 모든 선교사님들의 안전을 위해서 부디 기도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