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 20_07_MK들과 만드는 기쁜 우리반을 꿈꾸며
- 장진갑 (수원 중앙기독초등학교 교사)
- 2002년 1월 16일
- 3분 분량
MK 교사 선
교학교를 마치며
"기쁘게 살아요!" (우리 반 만남 인사)
저는 수원 중앙기독초등학교 '기쁜 우리 반, 갑(甲) 스승 배움터'의 장진갑 입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좋은 교사(스승)로 부르셨습니다' 라는 사명아래 '기쁜 우리 반' 사역을 7년째 해오고 있는 교사입니다.
MK 둥지와의 인연은 94년 제1회 국내 MK 캠프 때부터 연결되기 시작하여 이번에 MK 교사 선교학교를 수료하는 데까지 끈끈이 이어져 왔습니다. 지난 4월부터 두 학기 동안 배움의 시간을 되돌아 볼 때, 먼저 저 개인적으로 내년에 모스크바에 있는 힌슨 MK 학교(HCA: Hinckson Christian Academy)에 가게 되어 이곳에서의 강의 하나 하나가 마음에 와 닿고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MK 이해에 있어서도 TCK(제 3 문화 아이 또는 초문화적 아이)라는 개념을 새롭게 알게 되어 더욱 잘 이해하게 되었으며, 특히 한국 MK들을 어떻게 돌보며 가르쳐야 할지 하나 둘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중 언어 이론과 MK 교육, 타 문화권에서의 생활에 대한 강의는 제가 많이 모르고 있던 부분이었고, 바로 내년이면 러시아에서 실제로 부딪히게 될 저의 문제를 미리 볼 수 있었기에 너무나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이제 지난 배움의 과정을 다시금 되새기며 나에게 질문을 하나 던져봅니다. "좋은 스승이 되고픈 진갑아, 모스크바 MK 교육선교를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이웃에게 덕을 끼치는 준비가 되겠느냐?"
첫째로, 가장 내 마음 가운데서 들리는 위의 질문에 대한 음성은 '내 삶의 드림으로부터!!'입니다. 나의 삶이 아름답게 하나님께 드려지고 싶습니다. 이번 MK 교사학교에서 본 영화 속에 나온 대사가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의미 있게 떠오릅니다.
"단어를 사랑하고 그 단어의 의미를 깨우치도록 노력하라" (영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에서)
"말과 생각은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나에게 있어 하나님께 드려지는 아름다운 삶이란 무엇일까?' 묵상해봅니다. 나의 말과 생각이 그저 의미 없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 섭리를 느끼며 말하는 삶의 태도이고 싶습니다. 그저 성의 없이 듣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며 경청하는 삶의 태도이고 싶습니다. 좋은 스승, 좋은 남편, 좋은 아빠로 불러주신 하나님의 사명을 잘 감당하는 삶이고 싶습니다. 나의 모든 활동들은 좋은 스승, 남편, 아빠가 되기 위한 과정과 열매입니다. 지금 바로 현재의 나의 삶을 기쁘게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준비임을 깨달았습니다.
요즘 밤에 자기 전, 다음날 입을 옷을 미리 준비해두며 기쁨을 느낍니다. 양말은 신기 편하게 의자 위에 올려놓고, 바지는 허리띠 채우고 등받이에 걸어 놓고, 위에 입을 옷들은 반팔 옷을 제일 위로하여 준비해 둡니다. 아침에 정신 없이 옷장을 열고 서랍에서 꺼내어 양말을 신는 것과, 아침 일찍 일어나 의자 위에 미리 준비되어진 양말을 신는 것은 그 차원이 틀립니다. 아주 작은 것이지만 삶의 기쁨 그 자체입니다!
둘째로, 이미 많은 준비를 시켜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그것을 정리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짜는 것입니다. 이번 MK 교사학교 교육과 한국선교사자녀 핸드북을 통해 러시아로 떠나기 전 6개월 전, 2개월 전, 1개월 전 각 단계별로 구체적으로 준비할 항목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가르칠 교육과정과 교육방법에 대해서는 하나님께서 이미 상당부분 준비시켜주셨음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교사생활을 하며 국어교육에 특별히 관심을 갖게 되어 언어의 바다를 헤엄치는 재미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고, 중앙기독초등학교로 6년 전 불려주셔서 기독교 교육의 기초를 다지게 하시고, 협동학습을 공부하게 되었음이 너무 감사하고 기쁜 일입니다. 협동학습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지만, 한마디만 하자면, 이것이 단순한 교육방법이 아닌 총체적 학급운영의 전략이자, 삶의 지혜가 되는 하나님의 원리임을 깨달아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마음과 힘을 함께 모으는, 진정한 협동의 의미가 꽃피는 천국 같은 교육을 내 마음에 품고 나아갈 것입니다. 앞으로 한국어 실력차이가 많이 나는 MK들에게 어떻게 국어를 가르칠까 고민하며 구체적인 국어교육과 역사교육 과정을 잘 짜 나가야겠습니다. 또한 대학 때부터 배워온 레크리에이션과 전통놀이, 어와나 게임, 동화 구연 등을 준비해 나갈 계획입니다.
셋째로, 그곳은 영어를 주로 사용하는 학교이기 때문에 남은 기간 동안 영어기능 신장에 총력을 다할 계획입니다. 현재 그 학교의 교장선생님과 영어로 메일을 교환하고 있는 중입니다. 영어 이력서를 먼저 보내드렸고, 그 학교의 연간 계획서와 학교, 학생 사진 등을 받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메일을 통해 저의 준비상황과 삶을 나눔으로 서로 알고 이해하는 과정을 그곳에 가기 전 상당부분 해 놓고 나갈 계획입니다. 그리고 언어교육을 집중적으로 하는 선교훈련 코스를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넷째로, 6년 전 모스크바 MK 캠프에서 만났던 MK들과 다시금 편지와 메일로 연락하며, 우리가 다시 만날 내년 7월을 기다릴 것입니다. 그곳에는 24명의 한국 MK들이 다니고 있습니다. 앞으로 "기쁜 우리 반" 8기 제자가 될 러시아의 MK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과 이름을 미리 익혀서 그곳에서 반갑고 기쁘게 만날 것입니다.
다섯째로, 지금 다니고 있는 파송 교회인 원천침례교회 홈페이지 내에 'MK 교육선교 나눔터'를 만들었습니다. 그곳에는 러시아로 떠나게 되는 한 예비선교사의 준비과정과 삶이 거의 실시간으로 띄워질 계획입니다. 이것을 통해 저 개인으로서는 더욱 정성을 다해 준비하게 될 것이고, 교회적으로는 아직 미약한 MK 교육선교에 대한 공감대를 더욱 발전시키게 될 것입니다. 또한 MK 교육 관심자들에게 귀한 정보를 제공하고, 뒤를 이어 나갈 예비교육선교사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내년에 모스크바 힌슨 MK 학교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는 장면을 상상해봅니다. 아담한 배움터 공간에 MK들 서너 명 씩 한 모둠을 이루고 앉아 있습니다. 저와 MK 제자들이 서로 즐겁게 웃는 모습... 함께 기도하며 눈물 흘리는 모습... 서로의 삶이 묻어나는 글을 읽으며 감동하는 모습... 내가 이야기를 읽어줄 때 이야기 속에 쏙 빠져들어 있는 MK들의 눈동자..."빨강, 승리!"를 외치며 함빡 웃음으로 어와나 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
왜 이리 가슴이 떨려 올까요.
나의 삶을 바라볼 때 꾸준하지 못한 점, 나약한 의지, 게으른 부분, 부족하고 부끄러운 점이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인도해 주신, 천지를 창조하시고, 이 세상에 저를 좋은 교사(스승)로 불러주신 하나님이 계시기에 용기를 내어 나아갑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께서 주신, 저의 삶의 중심이 되어 온 말씀구절을 여러분께 나눠드립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데살로니가 전서 5장 16-18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