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 21_01_우리 자녀들, 우리 손으로
- 한국형
MK 학교의 장점과 도전, 그 발전을 위하여 -
뻐꾸기는 알을 다른 새의 둥지에 깐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어미 새가 그 알을 품어 부화시켜 놓으면 뻐꾸기는 다시 그 둥지를 떠나 날아가 버리고 만다고 한다. 지금부터 10년 전만 해도 우리 한국 선교사 자녀들의 교육은 마치 뻐꾸기처럼 해외의 국제학교 내지는 현지학교에 거의 다 내맡긴 형편이었었다. 그러나 감사한 것은 지난 몇 년 사이에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20여명의 MK 교육 관심자들과 함께 필리핀의 한국 아카데미를 방문하면서 바야흐로 이제 한국 MK 학교도 새로운 도약의 시점에 도달했다는 강한 인상과 격려를 받았다.
그동안 몇 호에 걸쳐 국제학교, 현지학교, 홈스쿨링을 주제로 각 교육 유형별 장단점과 보완점들을 중심으로 다루어보았는데, 이번 호 저널에서는 한국 MK 학교의 현황과 그 장점 및 도전들을 살펴보면서, 앞으로의 발전을 위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편의상 여기에서 라고 할 때 그 범위는 를 통 털어서 지칭하고자 한다. 그 중에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국제학교도 포함시켰는데, 이는 학생들이 대부분 한국 MK들인 경우이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국제학교와 연계된 다양한 한국 MK 학교 유형도 포함시켰다. 한국어 커리큘럼이 주가 되는 학교라 할지라도 영어 프로그램이 강화되는가 하면, 서구 커리큘럼에 입각한 학교라도 한국어 교과목이 보완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커리큘럼만을 가지고 분류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아 이 글에서는 위에서와 같이 한국인에 의한 한국 MK 교육 유형을 총망라하는 것으로 한국 MK 학교라 이름하였다.
1993년 11월,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주최로 개최된 제1회 한국 선교사 자녀교육 컨설테이션에서는 한국 선교사 자녀교육의 방향성을 설정하여 발표하였다. 그리고 그 방향성에 입각하여 당시 가장 많은 선교사 자녀들이 모여 있었던 필리핀 마닐라에 한국 MK 학교를 설립할 것을 결의하였다. 그 결실로서 6월에 김활영 선교사가 초대 교장을 맡아 가 개교를 하였다. 한국 선교역사상 최초의 한국 MK 학교가 시작된 순간이었다. 이 학교는 한국의 대표적인 교단, 선교단체의 대표들이 이사로 참여하여 연합으로 이루어진 한국 선교의 MK 교육의 초석이자, 우리 손으로 우리 선교사 자녀들의 교육을 책임지자고 하는 한국 선교의 결의와 관심을 보여 줌으로써 한국 MK 교육의 상징이 되고 있다.
뒤이어 에는 아시아의 한 창의적 접근 지역에서 MK를 염두에 둔 기독교학교가 문을 열었고(보안상 학교 이름은 밝히지 않음), 태국 방콕에서는 한국 MK 교육을 위하여 한국인이 경영하는 국제기독교 학교인 가 설립되었다. 이 학교는 서구 커리큘럼을 기본으로 하고 소수의 현지인과 다국적 자녀들을 포함하였으나, 기본적으로는 한국 MK 교육을 위하여 설립되었었다. 그러던 중 2000년도에는 학교 방향성을 수정하여 지금은 MK 교육에 국한되지 않고 보다 포괄적인 기독교 교육 목표를 갖게 됨으로써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에는 때마침 불어닥친 IMF로 인한 재정적인 이유로 국제학교를 계속 다닐 수 없게 된 MK들을 위하여 몽골에서 가 설립되어 주로 한국인 교사에 의해 한국 커리큘럼으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편, 멀리 아프리카의 우간다에서는 당시 현지학교를 다니고 있던 한국 MK들의 교육 사정을 딱하게 여긴 미국 한인교회의 도움으로 이 개교를 하게 되었다. 이 학교는 미국 홈스쿨링 교재를 근간으로 하는 비디오 학교로서 한국 MK들을 대상으로 하며 한국 교사와 선교사들이 다양하게 참여하여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같은 해 4월에는 파푸아뉴기니의 SIL 센터 우까룸빠(Ukarumpa) 국제 학교에 한국 교사가 파송됨에 따라 국제학교의 정규 커리큘럼 내에 한국 이 정식으로 개설되었다. 일주일에 두시간씩 학생들이 선택하여 모국어 반에서 국어와 수학, 사회, 신앙 등 한국 교사와 다양한 교과목으로 수업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국제 MK 학교 내의 좋은 모델로서 국제 대회에서 다른 국제학교에도 널리 소개된 바 있다.
에는 키르키즈의 국제 MK 학교인 가 영어 트랙과 한국어 트랙의 이중 시스템을 갖춘 학교로 변화를 꾀함으로써 현재 한국어 트랙이 한국 교사들에 의해 한국어 커리큘럼으로 진행되어지고 있다. 또한 동유럽의 알바니아에서는 방과 후 학교(After School)에 해당하는 가 설립되어 한국 MK들이 오전에는 현지 국제 MK 학교를 다니고, 오후에는 한알학교에서 한국어 커리큘럼에 의한 교육을 받고 있다. 그리고 지난호 엠케이 저널에 소개된 바 있는 X국의도 이즈음 홈스쿨링 형식으로 소규모로 시작이 되었다. 그리고 올해 들어와서는 정식 교사도 초청하여 보다 의욕적으로 발전해 나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외에도,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와 같은 특정한 몇몇 지역에서는 한국 정부에 의해 세워진 가 있어 MK들이 많이 다니고 있다. 또한 많은 지역에 가 있어 MK들의 한국교육을 위한 보조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재외공관에 등록되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별도로 MK들을 위한 기독교 교육기관이라 할 수는 없지만 다수의 MK들이 모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한 특별한 예로, 필리핀의 는 국제학교나 현지학교를 다니는 MK들의 한국교육을 위하여 토요일마다 진행되는 MK 주말학교이다. 그 외에도 곳에 따라 정식 학교는 아니지만 MK들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소규모의 학습모임이 있다. 에는 2001년 MK 교사가 파송되어 현재 주중과 주말에 학년별로 2시간씩 한국교육을 보완하고 있으며, 앞으로 그 지역 MK들을 위한 학습센타로 발전하기 위해 발돋움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에도 MK를 위한 학교가 설립되었다. 2001년 5월, 포항 한동대 캠퍼스 안에 가 설립되었다. 이 학교는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는 국제학교로서 영어 커리큘럼을 주로 하기 때문에 국내보다는 외국 대학 진학을 지향하고 있는 중고교 과정의 학교이다. 또한 올해인 에는 부산에 있는 가 개교를 하였다. 이 학교는 MK 및 TCK(재외국민 자녀)를 위하여 설립한 고등학교로서 국내외 대학 진학이 가능하도록 커리큘럼을 운영하며, 기독교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외 한국 MK 교육을 위한 학교들의 현황을 살펴보았다. '한국 MK 학교'라는 정의가 다소 광범위하게 잡혔지마는, 아무튼 "한국인의 손에 의해 이루어지는 한국 MK 교육"이란 관점에서 이러한 유형의 학교들이 갖고 있는 장점과 도전들을 다음으로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는 점일 것이다. 흔히 아이들은 어른보다 문화 적응을 잘하고 언어도 빨리 배운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른보다는 아이들이 유연성이 더 크기 때문에 비교적 어른보다 쉽고 빠르게 타문화에 적응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타문화 적응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국제학교나 현지학교를 다니는 경우, 몇 년 지나다 보면 비교적 잘 적응하게 되어 별 문제없이 학교를 다니게 되지만, 그러기까지 대부분의 아이들은 타문화 상황에서 겪는 심리적, 정서적 어려움과 상처를 경험하게 된다. 반면, 타문화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한국학교를 다닐 수 있다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되는 학교생활에서 문화적인 충격을 덜 받게 되므로 정서적으로 훨씬 밝고 안정된 적응기를 보낼 수 있다는 커다란 장점이 있다.
문화적인 면과 아울러 은 또 하나의 커다란 장점이다. 부모들은 현지에 도착한 다음날부터 교회개척을 시작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학령기 자녀들인 경우는 바로 다음날, 혹은 불과 며칠 안에 새로운 학교에 다니게 된다. 따라서 자녀들은 문화적인 면뿐만 아니라 새로운 학교의 교육 철학, 방법, 내용, 언어 등의 차이로 인해 큰 혼돈과 좌절을 경험하게 된다. 물론 선교지 생활이 많은 면에서 본국과 차이가 나지만 적어도 학교 생활에서 한국과 비슷한 연속성을 유지하게 된다면 아이들은 훨씬 안정감을 누리고 학습과 학교 생활에 정진할 수 있을 것이다.
위의 두 가지 장점은 결과적으로 선교지에서 서구식 커리큘럼으로 공부했거나, 서구적인 학교 문화 가운데 생활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엔 가치관의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귀국 적응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 특히 한국은 유교적이며, 집단 문화적일 뿐 아니라 단일 문화적인 편견이 있으므로 서구 교육에서 지향하는 개인주의나 평등, 자신감 등 이질적인 가치관과 태도에 대해 쉽게 잘 수용하지 못하므로 이런 분위기에 익숙하지 못한 MK들은 오해나 상처를 받고 심한 외로움과 혼돈을 느끼기 쉽다. 심지어 경쟁과 지식 위주의 한국학교 분위기로 인해 한국으로의 귀국을 겁내고 가능하면 제3국에서의 교육을 원하게 되기도 한다. 또한 현지학교를 다니다 온 경우에는 자칫 "후진국"에서 온 아이로 취급당하여 교육의 내용이나 질이 떨어진다는 생각으로 위축되거나 무시를 당하기 쉽다. MK들은 누구나 귀국 문화충격을 경험하는 것이지만, 다른 유형의 학교 교육으로 말미암아 형성된 문화적 가치관의 차이는 그 충격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자녀들의 귀국 후 재적응을 생각한다면 선교지에서 한국 교육을 경험하는 것이 가장 충격을 줄일 수 있는 선택임이 두말할 나위가 없다.
또한 이러한 장점들은 자연히 MK들로 하여금 . 잦은 이동과 모국인 한국에 대한 경험 부족으로 자칫 한국인으로서의 뿌리의식이 약해지기 쉬운 여건임을 생각할 때 교육적인 일관성과 학교를 중심으로 하는 한인 문화권과의 잦은 교류는 자녀들로 하여금 한국적인 뿌리를 더욱 견고히 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MK의 특성상 타문화권 경험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국제적인 인물로 활약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할 때에도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은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 국제 사회에서 자신의 정체성이 분명해야 타인과 당당히 어깨를 겨루고 협력하여 필요한 역할을 의미있게 감당해 낼 수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형 학교의 또 하나의 장점은는 것이다 해외에서의 교육은 어차피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국제학교를 다닐 경우, 비록 MK 학교라고 할지라도 한국 선교사들에게 부담이 되는 수준인 경우가 많다. 적어도 한국형 학교인 경우는 한국 교회의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현지에서 각 선교사가 지불해야 하는 교육비는 그리 과도한 수준은 아니다. 물론 한국 교회가 교사 선교사를 선교지에 보낼 때 드는 비용을 총체적으로 따진다면 결코 싼 것이 아닐 수도 있지만, 그래도 서구형 국제학교보다는 훨씬 더 우리 수준에 맞는 교육비를 지출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한국 MK 학교는 는 장점을 빼놓을 수 없다. 요즘은 국제 MK 학교들도 한국 MK들을 위한 한국 교사들을 모집하기 위해 한국 교회의 적극적인 후원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 국제학교에 보낼 만한 인력이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고, 외국인 주도의 학교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만한 한국 교회도 별로 없는 것이 현실이다. 반면에 국내의 기독 교사들의 선교적 헌신이나 MK 교육에 대한 한국교회의 각성이 조금씩 일어남에 따라 한국형 학교를 교육적으로 도울 수 있는 길은 넓혀지고 있다. 물론 아직도 교사 선교사로서 파송 되기에는 지역교회의 이해와 후원이 부족한 실정이지만, 그래도 그것은 개발의 여지가 많이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이와 같은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다른 모든 MK 교육 유형들과 마찬가지로 이에 따른 도전들도 쉽지는 않다. 우선 한국 선교의 역사가 짧은 관계로 이것은 단지 MK 교육 행정 전문가의 부재뿐만 아니라, 교육 철학, 전체적인 한국 교회의 이해와 지원의 부족 등 여러 면에서 경험과 자원이 부족하므로 겪는 한계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학생과 학부모들의 전적인 신뢰와 지지를 받기가 어렵고, 이는 또다시 학교 발전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오래된 유머 한가지가 생각난다. 어느 장학사가 학교를 방문하여 지축의 각도에 맞춰 약간 기울어져 있는 지구본을 보고 이렇게 질문을 했다. "지구본이 왜 이렇게 기울어져 있지?"라는 장학사의 질문에 학생 왈, "제가 안 그랬어요!" 그 다음으로 교사 왈, "처음부터 그랬는데요." 마지막으로 교장 선생님 왈, "한국 사람이 만드는 거 다 그렇지요, 뭐..." 이 얘기에 웃음이 터져 나왔던 것은 짧은 유머 속에 우리의 교육 현장의 모습을 너무나 적나라하게 함축되어 있기도 하고, 바로 그런 면이 우리 모두에게 어느 정도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을 들킨 화끈함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학부모들의 그와 같은 불신과 학교에 대한 과소평가는 자녀들에게 투사되기 쉬우며, 교사들로 하여금 귀하게 헌신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영받거나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가지게 한다. 이로 인해 교사는 자신의 정체성 문제로 고민하게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자녀들에게 상대적인 비교의식과 열등감을 느끼게 하여 자신감을 잃게 만들 수 있다. 지금 당장은 교육의 질이 모두 만족스럽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 유형이 갖는 장점과 가능성을 생각하고, 긍정적인 자세로 감사하고, 학교측과 학부모들이 함께 노력하는 분위기를 만든다면 바로 그와 같은 태도와 분위기가 자녀들에게 가장 좋은 교육의 효과를 일으켜 줄 것이다. 그것은 바로 부족함으로 느껴지는 부분에 대해 어떤 태도로 대하고, 극복하며 살아가는가를 가르치는 중요한 교육의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른다고 자동적으로 성숙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성숙을 위하여는 반드시 시간이 필요하듯이, 한국 MK 학교 발전도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 위하여, 오는 11월,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개최될 아시아 지역 MK/기독교 교사 대회(MCOS)를 전후하여 을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 MK 교육에 종사하고 있는 한국인 교사, 기독교 교육가, 선교 행정가들이 MCOS 대회에 참석하여 국제 MK 교육계와 교류를 하고, 연이어 한국 MK 교육을 위하여 한국 사역자들간의 워크샵을 통해 우리들의 당면한 필요들을 짚어보며, 네트뚺을 강화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런 기회들을 통하여 한국 MK 학교 교사들도 국제적인 흐름을 이해하고,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헌신하여 한국 MK 교육 발전을 위한 역할을 당당히 감당할 수 있기를 전망해 본다.
아마도 한국 MK 학교의 가장 큰 도전들 중의 하나는 자칫 하는 점일 것이다. 안 그래도 한국인은 단일문화권이란 한계가 있는데, 선교지에 가서까지 한국인들과만 주로 상대하게 된다면 국제적인 감각을 익힐 수 있는 기회들을 많이 놓치게 되는 것은 피치 못할 것이다. 영어를 잘 한다고 반드시 국제적인 시민이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국제적인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영어가 우선 필수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영어를 매개체로 하여 국제 사회를 다각적으로 접촉하기 위한 커리큘럼상의 연구와 배려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영어를 잘 배울 수 없다든지, 원주민처럼 발음할 수 없다고 해서 국제적인 감각을 못 익히는 것은 아니다. 영어를 잘하든 현지어 잘하든, 타문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태도를 갖도록 돕는 것이 어쩌면 국제 감각을 익히기 위한 더 중요한 교육적인 관건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제적인 인물로 키우기 위한 라는 점도 하나의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아니러니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현 세대의 한계이기도 하다. MK들은 이미 타문화권에서 다양한 세계의 노출을 경험하고 있는데 한국 MK 교사는 너무나 단일 문화적이고, 한국적 교육 상황의 제한된 경험 속에 머물러 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국제 사회의 당당한 시민으로 교육시켜야 한다는 명제는 너무 힘겨운 것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앞으로 우리 MK들이 자라나 후배 MK 교육에 더 많이 헌신해 주었으면 한다.
한국 MK 학교의 현실적인 딜레마는 뭐니뭐니 해도 는 것이다. 이 글의 첫 부분에 열거한 학교들은 전부 다 합해도 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 밖에 안된다. 2000년도에 발표된 한국선교연구원(KRIM) 통계에 따르면 한국 선교사의 수가 8,103명이고, 그 중에 기혼자가 7,072명이니 MK들의 수자는 대략 6,500∼7,000명으로 추산이 된다. 그 중에도 대략 60∼65% 정도가 유치원 이상 고등학교까지의 학령기에 이르는 학생인 것을 생각하면 우리 한국 MK들을 위한 교육적인 대안으로서 한국 MK 학교의 수는 너무 부족하다.
그러나 새로운 교육기관을 하나 시작하는 것이 결코 작은 일이 아니므로, 섣불리 시작할 일은 아니다. 현지 MK들의 필요와 미래에 대한 예측 등 학교 설립 필요성에 대한 기초조사와, 국내외 MK 전문가, 기독교 교육가, 선교행정가, 학부모들의 충분한 토의와 자문 등을 통하여 신중하게 검토하고, 잘 준비하여 좋은 시작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인의 특징상 '일단 일을 벌려 놓으면 알아서 굴러가겠지' 라는 식으로 좋은 의도와 열정만 가지고 일을 시작하다보면 여러 가지 현실적인 어려운 문제들에 부닥칠 수 있는데, 시행착오를 통해 학교가 발전해 나갈 수는 있지만 그러는 동안 가장 어려움을 당하는 것은 우리의 자녀들이며, 그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수고하는 MK 교사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지역에 따라서는 한국 MK 학교가 아닌 다른 유형을 선택하는 것이 더 적합할 때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새로 한국 학교를 시작하느니 기존 국제학교와 잘 협력하여 한국 교육을 강화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경험이 적은 한국 MK 교육계가 무리하게 새 학교를 세우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인 교육 대안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 MK 학교의 또 하나의 도전은 는 것이다. 대부분의 국제 MK 학교를 선택하는 부모들이 가장 좋게 생각하는 면 중의 하나가 영어 외에도 양질의 기독교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한다. 물론 서구 교육이 기독교 교육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국제 MK 학교에서는 부단히 기독교 교육을 추구하고 있다. 한국 MK 학교들도 기독교 교육을 학교의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로 삼고 있다. 그래서 헌신된 기독교 교사들을 통해 각종 기독교 활동을 다양하게 포함시키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국 교사들은 기독교 교육을 받아본 경험이 적고, 한국에서의 교사 경력도 대부분 공립학교에서 가르쳤거나, 심지어 미션 스쿨이라 해도 정부가 정한 일반 커리큘럼에 따른 교사 경험에 불과하기 때문에 진정한 기독교 교육에 대한 이해와 철학, 방법론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기독교 교육 철학에 따른 교재나 커리큘럼 개발도 국내에는 거의 전무한 상태이다.
한국에서는 교육이 정부 주도 하에 있기 때문에 소신껏 기독교 교육을 시도해 볼 수 있는 여건을 확보하기가 너무나 어렵지만, MK 학교에서는 진정한 기독교 교육에 대해 고민하며 추구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장차 한국 기독교 교육 발전을 위한 모판 역할을 할 수도 있으리라 본다. 근처에 국제 기독교학교가 있다면 실제적인 모델을 좀 더 가까이에서 접할 수도 있을 것이고, 그밖에 해외에서의 열린 기회들을 이용한다면 한국의 참된 기독교 교육 발전을 위해 교육철학을 확립하고, 방법론의 모델을 제시하고, 교재를 개발하는 일 등에 있어서 조금씩이라도 구체적인 진전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한국이 이제는 세계 2위의 선교사 파송국이 되었다. 선교사를 파송한다는 것은 선교사의 삶과 사역을 위해 최선의 지원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 삶의 중심에 자녀들이 또한 자리하고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다. 분명 자녀교육을 위해 선교지로 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녀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면 선교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는 것이다. 수많은 역경과 시행착오를 통하여, 하나님의 섭리와 은혜 가운데 한국 선교사들은 오늘날 세계 도처에서 많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그를 인하여 하나님을 찬양할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