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_25_01_한국 MK사역에 대한 평가와 전망 (2)
지난 호에서는 지금가지의 한국 MK 지원 사역을 다양한 면에서 평가해 보았다. 각 항목마다 현재까지의 발전을 짚어보면서 간단히 계속 발전되어야 할 방향을 언급하기도 했다. 따라서 여기서는 구체적인 항목마다 어떻게 할 것인가를 다루기보다는 전체적인 면에서 향후 MK사역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1.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재고와 세가지 방향성의 통합을 이루어야 한다.
1993년 당시에는 한국인 선교사들이 자녀교육에 대한 아무런 방향성도 없고, 초창기 선배들을 따라 어려서부터 국제학교에서 영어로 교육을 시키고, 주로 미국으로 대학을 보내어 미국에서 정착하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에, 자연히 자녀들은 한국어가 서툴거나 모국에 대한 이해가 깊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KWMA에서 한국 선교사 자녀교육 방향성을 발표한 이후, 한국 MK들에게 “뿌리의식”을 심어 주기 위한 한국인 정체성에 대한 강조가 전체적으로 컸다. 그것은 그 때 당시의 시대적 요구이기도 했다.
그리고 대개 MK들을 가르치는 어른들은 주로 한국 내에서 지극히 한국적으로 자라온 세대들이기 때문에 자연히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강조할 때 지극히 한국적으로 접근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미 세계를 경험하고 타문화를 경험하여 다른 세계관을 접한 세대에게 단일문화권에서 자란 어른이 일방적으로, 혹은 배타적으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나치게 강조하게 되지는 않았는가, 우리는 과연 우리 자녀들에게 건강한 “세계 속의 한국”이란 관점을 심어 줄 수 있었는가를 반성해 보아야 할 것이다.
지난 해, 한국학의 발전을 위한 컨설테이션에서 한 학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21세기 한국학은 한국학이 아니어야 한국학이 될 수 있다.” 면서 “세계적인 범위의 일반 이론을 수립해 민족주의를 넘어서 보편주의가 되어야 된다.” 또한 한 외국 학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20세기 한국학은 자기 방어를 위해 배타적 민족주의를 이념으로 했다. 하지만 21세기의 한국학은 전체 인류를 위해 봉사하는 ‘세계학’이 되어야 한다.” 이것은 우리가 우리 자녀들에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심어 줄 때 어디까지나 그들이 한국인 TCK인 점을 감안하여 그들에게 뿌리의식을 심어 주려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한국은 그동안 많은 변화를 거듭해 왔다. 세계화의 요구와 바램이 더욱 커졌고 자연스러워졌다. 교육도 글로벌화를 지향하고 있고, 교육 시장 개방의 압력 앞에 고민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행여라도 우리가 시대의 변화에 역행하여 “한국인의 뿌리의식”을 한낱 국수주의적이거나 민족주의적인 차원에서 강조하거나 전수하는 건 아닌가 깊이 성찰해 보아야 한다.
주변 세계와의 교통 내지는 상호관계가 없는 한국적인 것의 강조는 이 시대의 진정한 국제화의 기수가 될 TCK들의 뿌리 의식을 키워 주는 데는 적합하지 못하다. 이것은 MK 부모와 모든 MK 사역자들에게 다같이 도전이다. 그것은 우리가 MK들에게 나누기 원하는 “한국인은 누구인가”란 것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며, 그것을 가르치는 철학과 방법론이 달라져야 함을 의미한다. 세계와 교통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우리 자신을 신장시키지 않으면서 우리 자녀에게 “세계 속의 한국”, “하나님의 역사적 섭리 속에서 현 세상에서의 한국”에 대해 의미있게 가르칠 수 없을 것이다. 이웃하는 타민족, 학교 내의 타문화인들과 전혀 교류하거나 배우고 사랑하려는 노력과 관심도 없이 “한국인”임을 고집하는 부모, 현지의 문화와 서구 문화에 대한 배움과 비교, 열린 태도가 없이 한국에 관해서만 가르치는 교사는 더 이상 이 지구촌 시대에는 걸맞지 않다. 우리 자신이 세계화된 한국인으로서 계속 성장해 나가지 않는다면, 그리고 새롭게 정체성을 정립해 가지 않는다면 우리 MK들에게 ‘세계 속에서의 한국’에 대한 건강한 뿌리 의식을 심어 주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것은 결국 우리가 말해 온 “국제적인 시민의 자질”를 갖추는 것과도 상통한다고 하겠다. 진정한 국제 시민이 되려면 자신의 고유한 위치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한국인의 뿌리 의식이 필요하다. 즉, 세계 속에서 자신의 컬러를 가지면서도 함께 어울려 무지개 빛깔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그런 존재가 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MK들에게 어떻게 열린 세상을 향한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세상을 볼 수 있게 해 주며 그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게 해 줄 것인가? 물론 그것은 단순히 서구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 우리는 다음 세대를 살아갈 그들에게 그들이 세상과 교통할 수 있는 준비를 시켜야 한다. 어떻게 더 구체적으로 우리 MK들에게 그런 면을 도울 수 있는지는 우리가 더 연구하고, 세계의 다른 사람들, 기관들과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배워야 할 것이다.
MK로서 양쪽 날개를 다 키워주려면 남들보다 배나 노력하고 갈등해야 한다. 그래서 두 날개를 이어주는 심장, 즉, 하나님의 왕국의 시민으로서의 거듭남, 확신, 하나님께 대한 사랑이 더욱 중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결국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목적과 계획에 대한 비젼, 다시 말해서 기독교적인 세계관이 없이는 그처럼 도전이 많은 MK 상황에서 안정감을 갖고 남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며 매진하여 세계 시민으로서 하나님의 왕국에 기여할 동기와 이유를 찾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부터 우리 MK 지원의 방향성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제한된 관심과 강조에서 보다 통합적인 시각에서 상호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더 나아가야 할 것이다.
2. 한국 MK들의 정서적이고 사회적인 면에서의 건강성을 더욱 추구해야 한다.
믈론 이 말은 모든 자녀 양육의 기본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십수년을 이끌어 온 한국 선교사 자녀 교육 방향성의 영향력을 생각할 때, 이 시점에서 이러한 강조를 하는 것은 균형을 주는 면에서 필요한 것이라 여겨진다. 국내에서의 자녀 양육이라고 할 때 흔히 학교 교육에 모든 것을 거는 것과 같은 경향이 선교지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우리는 한국 MK들에게 한국 교육을 소개하고 한국인으로서의 뿌리의식을 갖도록 하는 데만 치중한 나머지 어쩌면 교육의 더 중요한 다른 면에 대해서는 소홀한 점이 없지 않았나 반성해야 한다. KWMA의 MK 양육 방향성 제시는 정체성에 관한 부분에 초점을 많이 맞추었는데, 이제는 그것을 기초로 각 개인의 내적인 건강성에 더욱 관심을 불러일으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
모국에서 자라는 아이보다 잦은 이동을 거치면서 타문화에서 외국어로 공부를 해나간다는 것은 성장기의 자녀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다. 게다가 선교지의 열악한 환경과 사역에 지나치게 몰두하고 부담을 느끼고 있는 부모,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상황, 주변에서의 지원 체계의 빈약함 등은 자녀들의 정서적, 사회적 안정감과 건강성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한국 선교의 역사가 연륜을 더해 가면서, 자녀들이 성장해 나가면서, 한국 MK들 중에 이러한 면에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겪은 아이들이 점점 드러나고 있지만 막상 이들에 대한 치유나 배려 등은 훨씬 복합적이고 고비용을 요구하므로 간과되기 일쑤이다. 따라서 치유보다는 예방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일단 어려움이 생기면 주로 각 가정의 책임과 문제로 여겨져 혼자 갈등하고 고생하기 때문에 잘 드러나지도 않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MK 부모 교육이 더욱 중요해진다. 또한 MK 케어를 위한 가이드가 더 구체적으로 나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심리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MK들의 다양한 고민들을 나눌 수 있는 전문 상담가들의 네트웤도 필요하다. 우리 MK들이 TCK로서 성장하는 데 따르는 도전들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더욱 건강한 정서적 안정감과 사회화에 필요한 기술과 능력를 갖출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 모두는 그것이 학문적인 능력을 갖추는 것 못지 않게, 어쩌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3. 현지에서의 교육 옵션을 강화해야 한다.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1993년 이후 한국 MK 지원 사역은 많은 면에서 새롭게 시작이 되고 또 발전도 해 왔다. 물론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좋은 진전이 일어나고 있음을 인해 하나님께 감사한다. 그러나 대부분 그 지원 사역이란 국내에서 한국 교회와 선교부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목회적 관리 차원에서 하는 사역이 대부분이며, 비록 그것이 큰 도움이 되기는 하나 현지에서의 가장 필요로하는 공식교육의 옵션이 적절하지 못한 경우에는 한계가 많다. 다시 말하여, 파송된 선교사 가족이 선교지에서 안정적으로 자녀의 교육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기본 인프라 구조에 대한 투자가 너무 빈약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쉽게 해나갈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많은 재정이 소요되며 중요한 영향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한 연구와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가 언제까지나 서구형 국제학교에 의존하거나 현지학교에 그냥 방치하거나, 고전하는 한국 MK학교들을 보면서 임기응변식의 대처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미 한국 아카데미와 몽골 울란바타르 MK학교 설립과 운영을 통하여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한 바 있으므로, 이러한 사례 연구를 바탕으로 더욱 진일보된 인프라 구조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MK학교가 없고 대부분 현지학교를 다니는 전략적인 지역에는 학습센타 같은 것을 만들어 영어와 한국어 교육 및 MK 케어를 할 수 있는 거점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앞으로 어디에 전략적으로 한국 MK학교가 서야 할지, 어디에 학습센타나 호스텔이 세워져야 할지, 어떻게 국제 MK학교와 전략적 제휴를 할지에 관한 큰 그림이 각종 선교대회와 한국 선교 지도자 차원과 기독교 학교 지도자, MK 전문가, 교회 지도자 및 경영가, 국제 컨설턴트 등을 포함한 전략 회의 같은 것을 통하여 나올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좀 더 효과적인 학교 설립과 운영에 대한 노하우가 공유되어 하나하나 잘 육성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일단 전략적인 곳에 적절한 학교들이 세워진다면, 현재 국내에 있는 기독 교사 단체들이나 기독교 학교들과 잘 연합하여 지속적으로 효과적인 교사 선발, 훈련, 파송,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는 구조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4. 사이버 교육 등 획기적이고 창의적인 교육 대안을 연구해야 한다.
현지에서 학교를 세우는 일은 재정이 많이 들고, 자립이 어려우며, 교사 수급에 항상 어려움이 있다. 전통적인 MK 교육 방식만으로는 급격히 늘어나는 한국 MK들의 교육 문제를 적절히 해결하지 못할 것이다. 한국은 인터넷 산업이 발달했고, 교육 산업도 어떤 면에서 발달했다고 할 수 있다. 홈스쿨링을 제도화 할 수 없다면, 사이버 교육을 통하여 현지에서 보완적인 형태로 획기적이고 창의적으로 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은 없을까? 물론 이것은 기술적이고 경영적인 측면에서만 생각하면 안되고, 위에서 언급한 TCK 특성을 이해하고, 한국 MK 교육 방향에 따라 기독교적 세계관을 가지고 교육하는 목표와 부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사이버교육의 완전한 대안이 계발되기까지는 현지의 인터넷 사정과 관계하여 시간이 걸리겠지만 기존 콘텐츠 중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을 모아 소개하며, 개인적으로 컨설팅해 줄 수 있는 전문가들이 생긴다면 특히 어려운 여건 가운데 있는 MK들의 교육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5. 전문가 그룹의 케어와 Care-giver들의 케어도 필요하다.
국제 복음주의 협의회(WEA)의 멤버 케어 위원회를 이끄는 Kelly O'Donnell과 故 Dave Pollock은 멤버케어의 도표를 통해 Master's Care(주님의 돌봄), Mutual Care(상호 돌봄), Sender's Care(파송기관의 돌봄), Specialist Care(전문가의 돌봄), International Network(국제적인 네트웤)으로 멤버 케어의 여러 차원을 표현한 바 있다. 우리가 지금까지 발전시키려 애써 온 영역은 주로 Sender's Care(파송기관의 돌봄)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각 선교부에서 MK 부모들을 위한 부임 전 교육(Pre-Field Orientation)을 필수화하여 선교지 가정 안에서 상호 돌봄(Mustual Care)가 활발하게 일어나도록 하는 것 등은 아직도 한국 선교부와 교회가 더욱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전문가의 돌봄(Specialist Care)도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선교를 이해하고, 한국 MK 이슈를 이해하는 정신과 의사, 상담가들이 선교계와 더욱 밀접하게 연계되어 지원을 한다면 효과적일 것이다. 최근 기독 상담가/정신과 의사들 가운데 관심자들이 서서히 네트웤을 형성해 나가며 선교와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를 찾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도 본다. 그 외에도 위에서 말한 대로, 국내 기독교 교육가들과 기타 전문 인력들이 전체적인 MK 케어에 활용될 수 있는 Pool을 형성하는 것이 과제일 것이다.
이와 같은 Care에 대해 언급할 때 한가지 빠뜨리기 쉬운 것은 실제로 MK들을 위해 사역 하는 Care-giver들을 위한 Care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종종 이들은 빈약한 후원과 이들의 사역에 대한 교회와 선교계의 무관심 내지는 경시로 인해 정체성의 혼돈과 상처를 경험하며, 낙심과 burn-out을 경험하나 막상 이들을 이해하고 지원해 주는 그룹은 적다. 그런 맥락에서 2006년 4월 초 마닐라에서 처음으로 가진 한국 MK 사역자 대회는 대단히 의의가 있다고 여겨진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섬기던 소수의 MK 사역자들이 서로 모여 크게 위로와 격려를 받고, 소명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올해 6월에는 작년에 이어 MKBN란 이름으로 한국에서 대회가 개최되었다. 앞으로 이런 네트웤이 점점 발전하여 한국 MK교육을 위한 대안을 만들어 가며, 효과적이고 시너지를 창출하는 방식으로 사역을 해나갈 뿐 아니라, 장기 MK사역자들이 많이 생길 수 있도록 그들의 멤버케어 분야도 발전시켜 나가야 하겠다. 앞으로 MK 교사 선교사, 기숙사 부모(Dorm Parents), 해외 학교 또는 MK기관 행정 사역자들이 교회의 적극적인 이해와 후원을 받으며 명예롭고 전략적인 선교 사역의 일익을 감당할 수 있도록 이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도 필요하다고 하겠다.
6. 지역교회와 MK 단기사역자들의 사역이 보다 효과적이 될 수 있도록 네트웤이 필요하다.
현재 각 교회별로, 선교회별로 다양하게 일어나고 있는 단기 MK사역자들의 사역이 중복되지 않고 어려운 지역에도 도움이 적절히 가 닿도록 조절하는 일이 필요하다.
7. 국제적 차원의 네트웤, 한인 2세들과의 동역을 꾀해야 한다.
국제적인 네트웤을 위해서는 기존의 관계 중심적, 국제 대회 중심적 연대도 중요하지만, 한국 MK들에 관한 자료들을 영어로 만들어 국제 사회에 공유하는 것이 시급하다. 지금 일어나는 청년 MK들을 통하여 이런 면에서 더욱 속히 진전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또한 국제적인 컨설턴트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들은 오랜 역사의 노하우와 풍부한 경험, 자료들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 MK들을 돕고자 한다. 서구 선교가 수적으로 쇠퇴하고 한국 MK 들의 수가 꾸준히 늘어가는 이 세대에 그들이 계속적으로 기독교 정신으로 세계 선교를 위해 동역할 수 있는 파트너쉽을 적극적으로 형성해야 한다. 최근 늘어나는 선교지의 자연 재해, 정치적 불안, 서구인과 이슬람의 갈등 등은 선교지의 서구 선교사들의 일시적 혹은 급작스런 철수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국제학교에 약 40~50%의 한국 MK 교육을 의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평소에 이들 국제학교들과의 협력을 통하여 비상시에도 국제학교를 통한 교육이 계속 가능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대처가 필요하다고 본다.
국제적인 네트웤이라고 할 때 반드시 서구인들과의 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에 퍼져 있는 한인 1.5세, 2세들 중 교사 선교사 내지 MK 사역자로 파송될 선교사들과 국내에서 파송되는 한국인 교사 선교사들과의 효과적인 동역은 한국 MK 교육을 위한 시너지 효과를 크게 낼 수 있을 것이다. 한국 MK들이 있는 모든 국제학교들에 최소한 영어를 사용하는 한인 교사 한명과 한국인 교사 한명을 파송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위한 교사 선교사 발굴과 훈련, 파송, 관리를 위한 적극적인 시도를 해나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닐라에 모였던 한국 MK 사역자들은 이를 “Two by Two Project"라 명명하고 꿈을 꾸었다. 물론 영어를 사용하는 TCK 한인 교사들과 한국인 교사들이 동역하기 위해서는 그 두 그룹 사이에 타문화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할 것이며, 팀사역을 위한 사전 조율이 필요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한국 MK사역자들도 국제적인 대회들에 참여하여 안목을 넓히며 네트웤을 통하여 시너지를 창출하고, 전문가로서 세워질 필요가 있다.
8. 각 선교부별, MK학교간 네트웤과 협력을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
한국선교가 활발하게 시작된 이래로 20년 정도가 흘러감에 따라 각 선교 본부에는 선교경험이 오랜 선교사들이 점점 행정을 맡아나가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국내적으로 각 선교부들이 연합하여 함께 전략적인 부분들을 발전시켜 나가야 하겠다. 또한 국내외 생긴 한국 MK학교들도 이제는 어느 정도 연륜이 쌓이기 시작하므로 함께 구체적으로 교육 문제를 다루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MK사역자들과 선교부의 행정 책임자들의 정기적인 만남도 필요하다고 본다. 서구 선교부의 경우는 해마다 선교부 MK 담당자와 대표들이 참석하는 Inter-agency conference글 개최하여, MK 지원을 위한 협력과 전략화를 꾀하고 있다. 우리나라 선교부들에도 이제는 꽤 경력있는 선교사 출신 본부 사역자들이 많이 생겼고, 그들 가운데는 직접 선교지에서 자녀를 양육한 경험과 더불어 많은 지혜를 갖고 있어 MK분야를 담당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제는 선교부 차원의 정기적인 협력의 장이 필요하다고 보연진다. 각 선교부에서 소속 선교사 자녀들을 잘 돌보기 위한 정보나 자료들은 서로 공유하고, 캠프나 학교 문제 등은 서로 협력하여 12,000 명이 넘는 한국 MK들에게 고루 효과적인 지원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9. MK 사역자들은 사역 대상을 TCK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세계화의 물결을 타고 지금은 한국인들이 전세계 어느 곳이든 안 들어간 곳이 없다. 특히 조기 유학생들도 많아서 지금은 어디를 가든 MK들 뿐만 아니라 많은 한국인 TCK들을 만나게 된다. 물론 MK사역자들의 주관심은 MK들이지만, 같은 지역에 있는 TCK들도 비슷한 영적, 교육적, 사회적 필요를 가지고 있으며, 이들도 다음 세대의 중요한 꿈나무들이므로 MK들에게만 그 사역을 국한할 것이 아니라 TCK들도 포함할 수 있다면 그 시각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리라 본다.그리 길지 않은 한국 선교 역사를 감안할 때, 우리가 첫세대 MK들을 양육하는 일은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것과도 같아서 많은 시행착오와 또한 은혜의 흔적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누구도 누구를 향하여 함부로 돌을 던지거나 쉽게 비난하거나 질시해서는 안될 것이다.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느라고 고단하게 수고해 온 첫세대 선교사들의 고독과 눈물과 기도를 기억해야 할 것이며, 또한 그 세대를 살아낸 장한 우리의 첫세대 MK들에게 격려의 박수와 기다림의 미덕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MK들을 품고 섬겨온 초기 MK사역자들을 인해서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그러나 어느덧 새로운 한 세대를 맞이하고 있는 한국 선교 역사를 생각할 때 이제는 더 이상 계속 “두더지 작전”으로만 자녀 양육의 문제를 헤쳐 나갈 수는 없는 현실임을 직시해야 한다. 더 이상 “한국 선교의 아킬레스 건”이라고 할 수 있는 이 MK의 양육 문제를 선교사 한 개인의 어깨에만 짐지워서는 안되겠다. 우리는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며 그래도 지난 10여 년 MK 지원 사역에 있어 많은 진전이 있었음에 감사드리고,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들을 짚어 보고 꿈을 꾸어 보았다. 비록 시간이 걸리겠지만, 우리 안에서 행하시는 선교의 하나님께서 친히 우리의 발걸음을 인도하시며, 선교사 자녀들이 행복하게 선교지에서 도전들을 이겨내며 다음 세대를 위한 놀라운 하나님의 일군들로 성장할 수 있는 그 날이 속히 오게 하시리라. 오늘도 약속을 따라 이방에서 자녀와 더불어 장막에 거하는 우리 선교사들의 삶과 사역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땅끝까지 이루어지기를!